폐마목장에서 죽어간 퇴역경주마를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일 충남 공주시 이인면 폐마목장에서 죽어간 말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제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땅에 묻힌 말 유골을 꺼내 일부를 유골함에 옮겨 담은 뒤 단상에 올리고 헌화하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위원회는 "지난 40여 일간 이곳에서 말을 돌보고 입양 보내는 작업을 마무리한다"며 "이곳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말을 위로하고 남겨진 말의 복지를 보장하도록 촉구하기 위해서 추모제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10월 15일 방치돼 야윈 말 15마리와 이미 목숨을 잃고 오물로 덮인 말 사체 8구가 발견됐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곳은 '폐마목장'이라 불리면서 '쓰임'을 다한 말을 데려다 놓고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었다. 돌봄 과정에서 3마리가 추가로 사망하면서 이곳에서 죽은 말은 최소 11마리에 달한다.
이날 추모제에는 캘리그래피(손글씨) 작가 류지정씨가 가로 4m의 대형 현수막에 "달릴 수 없는 말도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라는 문장을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말 복지 구축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건을 공론화한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공주시의 폐마목장은 폐쇄되지만 다른 말들이 어떻게 하면 복지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말 16마리 가운데 10마리는 입양과 임시보호가 확정됐고 3마리는 입양 신청자와 협의 중이며 '레바로' '천지의빛' '백설' 등 3마리는 입양 가족을 찾고 있다. 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에 폐마목장 실태 파악 및 말 이력제 의무화, 퇴역마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