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버리고 새로 판? '뉴진스 버린다' 아냐" 어도어 내용 증명 회신 보니

입력
2024.11.29 11:47
뉴진스가 지적한 8가지 문제 'A4 26장 회신'
뉴진스 측 29일 공개

"'뉴 버리고 새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는 '뉴진스를 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르세라핌의 (활동 방향) 차별화에 대한 의미였다."

어도어가 '하이브의 뉴진스 홀대 의혹'을 이렇게 반박했다. 소속 그룹 뉴진스 다섯 멤버가 보낸 내용 증명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어도어의 이 해명은 지난달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명 '하이브의 음악산업리포트' 중 "뉴 버리고 새로 판을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가 공개된 후 "하이브가 뉴진스를 버리고 아일릿과 르세라핌만 남긴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자 뉴진스 멤버들이 해명을 요구하면서 이뤄졌다.

어도어는 "르세라핌이 아이브, 뉴진스와 4세대 걸그룹 대표주자로 묶여 '뉴(뉴진스)·아(아이브)·르(르세라핌)'로 업계에서 불렸다"며 "세 그룹 음원 순위 비교 과정에서 르세라핌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이 많아 르세라핌이 굳이 '뉴아르' 명칭으로 묶여 다른 두 그룹과 비교되기보단 '자기 별도의 영역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하이브를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뉴 버리고 새 판 짜면 될 일"이란 문구가 적힌 문건은 하이브 내부 모니터링 차원에서 구성원 K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①"민희진 대표이사직 유지는 이사회 판단 영역"

뉴진스는 이런 내용이 담긴 어도어의 내용증명 답변서를 29일 공개했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지적한 8가지 문제에 대해 A4 26쪽 분량으로 항목별로 해명해 전날 멤버들에게 보냈다.

뉴진스가 요구했던 민희진 전 대표 복귀에 대해 어도어는 "특정인의 대표이사직 유지는 어도어 이사회의 경영 판단 영역"이라며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특정인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은 전속계약의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고, 전속계약 체결 당시 전제하지 않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더불어 "민 전 대표이사가 사내 이사직과 프로듀싱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며 "최대한 (프로듀서로) 모시려고 했지만 어도어 의지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②"아일릿 표절? 섣불리 카피 주장하면 뉴진스 이미지에도 부정적"

뉴진스는 어도어에 보낸 내용 증명에서 하이브가 또 다른 자회사인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뉴진스의 개성을 지키는 데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어도어는 "표절 관련 구체적 근거 자료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카피를 주장하는 것이 지금까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해결 없이 당사자들(아일릿)에게 상처를 입히고 여론을 자극해 진실공방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며 "뉴진스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③"의도적으로 '하니 CCTV 영상' 지운 거 아냐"

뉴진스 멤버 하니는 하이브 산하의 다른 자회사 소속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를 찾아봤더니 "처음 인사를 나눴던 8초가량의 영상은 있는데 나머지 영상은 사라졌다"고 국감에서 의혹을 제기했다. 은폐 의혹에 대해 어도어는 "보안팀은 (뉴진스로부터) CCTV 확인 요청을 받은 시점 기준으로 보존된 CCTV 영상 30일 치와 양사 아티스트 및 구성원의 출입 기록을 모두 확인했다고 한다"며 "CCTV를 직접 확인한 담당자는 인사하는 장면 한 번 외에는 CCTV 화면상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해 (하니가 인사하는 모습이 담긴) 그 장면만 보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 법령상 기한이 지난 CCTV 영상이 자동 삭제된 것이지 예외적으로 보관 처리한 부분을 제외하고 의도적으로 관련 영상을 삭제한 게 아니라는 하이브의 답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뉴진스 "오늘부터 계약 해지" vs 어도어 "2029년 7월까지 계약 유효"

뉴진스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탈어도어'를 선언했다. 이날 0시부터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어도어는 "전속계약은 2029년 7월 31일까지 유효하다"고 맞서고 있다. 전속 계약 유지를 두고 양측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업계는 뉴진스의 전속 계약 해지 위약금이 최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뉴진스는 "우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아 위약금을 낼 이유가 없다"면서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당연히 책임은 어도어와 하이브에 있다"고 주장했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