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기로에서 구조된 퇴역경주마 16마리 "입양 가족 찾는 중"

입력
2024.11.28 17:20
내달 1일 비참하게 죽어간 말들 위한 추모제


지난달 15일 충남 공주시 불법 축사에서 방치된 채 발견된 퇴역경주마 16마리가 입양가족 찾기에 나섰다.

비글구조네트워크, 동물자유연대 등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는 28일 구조한 퇴역경주마들의 입양처를 찾는 한편 다음 달 1일 현장에서 사망한 말들을 위한 추모제를 연다고 밝혔다.

연관기사
• 퇴역경주마 '마리아주' 사망 3주기,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0717390001597)
• 굶주린 채 죽고 방치되는 퇴역 경주마… "말 보호∙관리 체계 시급"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3017100001508)

해당 사건은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의해 알려졌다. 폐마 목장으로 불리는 불법 축사에서는 퇴역마 10여 마리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방치돼 있었고 8마리는 사체로 발견됐다. 위원회는 이후 마사회 말복지센터, 봉사자들과 말들이 머물고 있는 현장을 개선하고 건강 회복에 전념해왔다. 또 현장에서 발견된 19마리 가운데 이후 숨진 3마리를 제외한 16마리의 입양처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개인이나 목장 단위로 입양 신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입양신청서를 받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쳐 입양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마리는 입양과 임시보호가 확정됐고 3마리는 입양 신청자와 협의 중이다. '레바로' '천지의빛' '백설' 등 입양처를 아직 찾지 못한 3마리는 다음 달 1일 추모제가 끝난 뒤 임시보호처로 이동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추모제에서 폐마 목장에 묻힌 11마리를 포함해 비통하게 목숨을 잃은 수많은 말을 추모하는 뜻에서 땅속에서 말 유골을 꺼내는 퍼포먼스를 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말 산업 아래에서 착취당하는 말의 복지 개선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 측에 폐마 목장 등 퇴역마 실태 파악 및 말 복지 체계 구축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