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폭탄' 민주당... 무더기 검사 탄핵 이어 감사원장 겨냥 횡포

입력
2024.11.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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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
2일 본회의 보고 4일 의결 방침
도이치 불기소 검사탄핵과 동시에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실 감사 논란
전 정권 표적 감사, 현 정권 봐주기
野 "정치적 중립 위반, 독립성 훼손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논란을 빚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이 제기되는 것은 처음이다. 무더기 검사 탄핵에 이어 거대 야당의 무소불위 탄핵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장 탄핵이 가결되면 초유의 감사원 마비 사태가 불가피해진다.

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최 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탄핵소추안은 내달 2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4일 의결할 방침이다. 탄핵안은 본회의에서 보고가 이뤄지면 그로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진행돼야 한다. 4일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불기소 처분을 결정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 최재훈 반부패 2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는 날이다. 3명의 검사탄핵안 의결 일정에 최 감사원장 탄핵을 동시에 끼워 맞춘 것이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국회 과반을 점한 민주당 주도로 가결은 확실시된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감사원장 직무는 곧장 정지된다. 최 원장의 남은 임기는 내년 11월까지로, 수장 공백사태로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탄핵 사유로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감사 봐주기 논란 △국감에서 자료 미제출로 인한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통령실 관저 감사와 관련해 여러 문제가 다분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대통령실 관저 이전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며 감사원 현장 검증까지 나갔지만, 끝내 제출을 거부하다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민주당에서 최 원장에 대한 탄핵 언급이 공개적으로 나온 건 이달 초다. 이재명 대표와 4선 의원 간담회에서 탄핵 필요성이 처음 거론됐다.

민주당은 최 감사원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행위도 주요 탄핵 사유로 꼽고 있다. 최 원장은 2021년 문재인 정부 말기에 감사원 최초 내부 출신으로 발탁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월성 원전 등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표적 감사를 진행하고 현 정부를 향한 감사는 봐주기 논란을 자초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야당으로부터 받아왔다. 특히 감사원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 국정지원기관"이라는 등 감사원 독립성에 위배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지난 21대 국회 당시에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감사원장 사퇴 촉구 결의안과 불법 정치감사 진상규명 국정조사 요구안이 발의되는 등 야권의 집중 타깃이 돼왔다. 민주당이 최 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까지 예고하면서, 민주당이 22대 들어 발의한 탄핵안 숫자는 11명으로 늘었다.



강윤주 기자
임주영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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