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됐어요" "버스 안 와요" 동네 폭설 정보 통신원 된 네카오

입력
2024.11.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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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날씨 제보톡에 5만여 건 제보
카카오톡 대설 오픈채팅 10만 명 참여


117년 만에 '11월 폭설'이 전국을 강타하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날씨 기반 커뮤니티에도 수만 명의 이용자가 몰렸다. 기상청의 기상예보나 날씨 관련 뉴스가 세세하게 전하지 못하는 동네 소식을 알기 위해서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전날 마련한 대설 특별 페이지의 '날씨 제보톡'에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에서 5만5,000여 건의 날씨 제보가 올라왔다. 실시간 날씨 상황을 담은 사진·동영상 제보도 4,500여 건에 달했다.

실제 날씨 제보톡 이용자들은 동네 날씨 상황을 글과 사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일종의 '날씨 정보 특파원' 역할을 하고 있었다. 250개 시·군·구 단위로 오픈톡(오픈채팅)방이 세분화돼 지역의 커뮤니티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 이날 새벽 정전과 단수 피해가 잇따랐던 서울 마포구의 제보톡 방에는 "창전동 나무가 쓰러져 고압선이 끊어져 정전됐다고 한국전력에서 알려왔으니 놀라지 마시라", "공덕동도 정전에 물도 안 나온다", "염리동은 지금 전기가 들어왔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용인과 수원의 제보톡은 "수인분당선 지연돼 꽉 막혀 있으니 다른 출근 방법을 알아봐라", "제설 작업이 안 돼 광역버스가 40분째 오지 않는다", "차량들이 언덕을 못 올라 헛돌고 있다"는 글이 쏟아졌다.

네이버의 날씨 제보톡은 2021년 9월 처음 선보인 서비스다. 해외에서 태풍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네이버 오픈톡에서 현지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7월 베트남에서 태풍이 발생했을 땐 베트남 여행 주제 오픈톡 방문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카카오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는 전날부터 이용자들이 실시간 날씨 상황을 빠르게 공유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대설' 탭을 열었다. 오픈채팅 Lite와 지역별 '동네 특파원' 오픈채팅을 통해 이용자들이 날씨 상황을 글과 사진으로 공유하는데 이날 오전 11시까지 10만4,000여 명이 참여했다. 또한 포털 다음(Daum)은 모바일 뉴스 탭에 '날씨' 배너를 마련해 주요 날씨뉴스와 도로별, 지역별, 구간별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다.



카카오맵·네이버지도 CCTV로 도로 상황 확인


포털사이트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정보가 '날씨'인 만큼 정보기술(IT) 업계도 날씨 서비스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9월 지도 앱에서 지진, 태풍, 대설, 호우 등 네 가지 재난에 대한 경고 및 상세 정보와 대응 방침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는 제보톡 연계도 가능하고 운전자에게 대설 특보 구역 진입 시 재난 정보도 알려준다.

카카오도 7월 다음에 날씨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 동네 날씨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카카오 역시 각종 기상 주의보가 발효될 경우 관련 탭을 개설해 재난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지역별 특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재난 행동 요령도 안내한다.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에서 공통으로 지원하는 폐쇄회로(CC)TV 기능도 폭설 상황에서 도로와 터널 등의 교통량과 정체 구간 현황을 상세하게 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IT 업계 관계자는 "기상 예보가 동네 단위의 실시간 정보까지 완벽하게 제공할 순 없는 만큼 오픈채팅 형태로 커뮤니티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