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출생아 수가 1년 전에 비해 10% 넘게 뛰면서 14년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대로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출산 바닥을 딛고 출산율 0.7명대를 사수, 향후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7일 통계청의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만59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1%(1,884명) 증가했다. 9월 기준 증가율은 2010년(10.8%) 이후 최대치고, 출생아 수로는 2012년(2,772명) 이래 가장 많다. 출생아 수는 계절 등 변수의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어 통상 같은 달끼리 비교한다.
덩달아 분기 출생아 수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3분기(7~9월) 6만1,288명이 태어나면서 전년 동비보다 8%(4,523명) 올라 2015년 이래 최고치다. 두개 분기 연속 전년보다 증가한 것도 2015년 1, 2분기 이후 처음이다.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0.05명 늘었다. 이로써 1~3분기 출산율은 0.74명이 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출산율과 동일하다.
올해 출산율 향배는 4분기에 달렸다. 앞서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올해 출산율은 0.68명으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으나 추세 반전의 기미가 감지된다. 4분기 출산율이 0.66명보다 높으면 지난해 수치(0.72명)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보통 출산율은 '상고하저' 양상이지만, 3분기가 뒤집힌 만큼 정부는 현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0.74명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체 낮았기에 기저효과도 작용했지만, 혼인 건수도 느는 등 흐름 자체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9월 혼인 건수는 1만5,368건으로 전년에 비해 18.8%(2,428건) 증가했는데, 3분기로 보면 24% 뛰었다. 1~9월 누계(12.8%)까지 각각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이혼 건수는 9월 0.4%, 3분기 0.1% 수준이었다.
출산율 반등에는 30대 영향이 컸다.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율이 30~34세에선 2.6명, 35~39세에서 4.5명 증가했다"며 "엔데믹 후 혼인 급증에 더해 30대 인구가 늘었고, 전국적으로 결혼이 많아지는 걸 보면 정책적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사회조사에선 '결혼해야 한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2년 전보다 각기 2.5%포인트, 3.1%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0.7명대를 지키더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출산율 평균 1.51명의 절반 수준인데,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고령인구 증가에 사망자 수는 9월 2만9,362명(3.8%), 3분기 8만9,846명(3.3%)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웃도는 현상에 2019년 11월부터 인구 자연감소는 5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