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예고에 중국 정부는 즉각 "누구도 관세 전쟁의 승자가 될 수 없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미국 중국대사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미의 무역 협력은 본질적으로 상호 이익이 된다"며 "양국 간 무역·관세 전쟁의 승자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미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중국뿐 아니라 미국도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보다 몇 시간 전, 트럼프 당선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엄청난 약의 마약, 특히 펜타닐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문제에 대해 중국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소용없었다"며 "이런 행위가 중단될 때까지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멕시코 등에서 제조·유통되지만, 원료인 펜타닐 전구체는 중국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펜타닐 원료 공급 차단을 위한 중국 정부 노력이 부족했다'는 이유를 들어 대중 관세 전쟁 재개를 예고한 셈이다.
중국 대사관은 거세게 반박했다. 대사관은 성명에서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마약 밀매 대처 조치를 취했다"며 "중국은 이런 사항을 미국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이 펜타닐 전구체의 미국 유입을 묵인한다는 (미국의) 사고가 사실과 완전히 배치된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도 거들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이날 트럼프 당선자의 'SNS 발언'을 실시간 보도하며 "관세 공약 이행 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최대 780억 달러가량 사라질 것"이라는 전미소매협회(NFR)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경제 매체 재련사는 "망언" "관세 몽둥이" 등 거친 표현을 동원해 트럼프 당선자를 비판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풍' 예고에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장 우려는 더 커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5일 보고서에서 "내년과 2026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4.1%, 3.8%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대선 이전인 9월 전망치보다 각각 0.2%포인트, 0.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S&P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중국의 타격이 예상된다"며 "추가 관세 부과 시행보다도 먼저 중국 투자 부문에서 (악)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