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산후조리원에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모가 담당 의사와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아이의 친모를 구속한데 이어 의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쳤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청주 모 산부인과 의사 A(60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청주 한 산부인과 산후조리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아이를 부모인 B씨 부부와 공모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포렌식 결과 A씨는 장애아가 태어난 것에 항의하는 B씨 부부에게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을 알려주고 ‘질식사로 사망진단서를 끊어주겠다’고 말하는 등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A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주지법에서 열리고 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사망한 영아의 친모인 B(30대)씨는 25일 구속됐다. B씨는 생후 일주일 된 아이를 침대에 엎어 놓아 질식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의 친부에 대해서도 영장이 신청됐으나, 부양할 가족이 있는 점 등이 참작돼 구속을 면했다.
이 사건은 애초 과실치사로 처리될 참이었다. B씨 부부가 “함께 자고 일어났는데 아이가 엎어진 자세로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다.
그러나 압수한 이들의 휴대폰에서 아이를 살해하려 한 정황이 나오면서 수사가 급반전했다. 경찰은 B씨 부부가 장애가 있는 아이가 태어나자 의사와 공모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