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택시장은 올해보다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은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지방은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6일 '2025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수도권 집값은 1%, 지방은 보합(상승률 0%)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셋값은 수도권은 2%, 지방은 1% 각각 오를 걸로 내다봤다. 고하희 부연구위원은 "올해 수도권 집값이 오르며 전국 집값을 견인했는데 내년엔 수도권과 지방 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양극화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부연구위원 분석에 따르면, 주택·아파트·인구 등 모든 지표에서 수도권 비중은 50% 수준이다. 특히 경제 성장의 주축인 2030의 54.8%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수도권 과밀화·노후주택 증가는 수도권 쏠림과 신축 선호 현상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에 반해 주택공급은 더디다. 올해 주택 준공 실적은 44만5,000호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내년(36만 호)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을 발표했지만, 실제 공급까진 시간이 걸려 당장의 공급난을 잡기엔 무리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증가할 수 있다고 고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내년까지 지속될 걸로 예상되는 상황이 전체의 시장 수요를 줄이기보다는 수도권 중심으로 수요가 쏠리게 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