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기대인플레 2.8% 고정... 소비자심리도 얼린 트럼프

입력
2024.11.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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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물가 상승, 국내 물가 올릴 것"
'향후경기전망' 28개월 만 최대 낙폭
트럼프 당선으로 불확실성 커진 탓

소비자 대다수는 1년 후 물가상승률이 2%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안팎으로 치솟자 수입 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개월 연속 2.8%로 집계됐다. 9월부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대로 떨어졌지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그의 관세 공약이 달러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에 환율 오름세는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25일(현지시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여오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중 환율은 1,407원까지 뛰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이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응답은 26.3%로 가장 많았고, 이어 3%대(21.1%), 1%대(20%)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53.5%), 공공요금(50.9%), 석유류제품(32.3%)이 꼽혔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린 2.6%,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6%를 유지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100.7로 나타났다. 지수 100은 장기평균치를 기준으로 낙관 또는 비관을 판단하는 기준점이다. 그만큼 이번 달 소비자심리가 비관에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세부 지표 중 '트럼프 쇼크'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향후경기전망CSI였다. 7포인트 하락한 74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7월(19포인트 하락)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수준전망CSI는 5포인트 오른 93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으로 미국 물가상승률이 오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주택가격전망CSI(109)는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7포인트 하락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및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도시에 거주하는 2,275가구를 대상으로 12일부터 19일까지 진행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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