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 주니어 대표팀이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단체전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1988 서울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의 딸 유예린(화성도시공사)은 단체전 우승에 기여하며 '부녀 세계대회 제패' 역사도 썼다.
한국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이 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유예린과 박가현(대한항공), 최나현(호수돈여고)을 앞세워 대만을 3-1로 격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대회 단체전 최고 성적은 남자팀이 거둔 다섯 차례의 준우승(2004·2007·2008·2015·2016)과 여자팀의 2015년 준우승 기록이다. 여자팀은 당시 결승에서 중국에 패해 금메달을 놓쳤다.
새 역사를 쓴 결승에서 박가현이 2·4단식을 따내며 우승 주역이 됐고, 최나현은 3단식을 승리하며 리드 차지에 공헌했다. 첫 매치에 나섰던 유예린은 상대에 게임을 내줬으나, 준결승전에서는 홀로 2승을 따내는 등 선수들이 번갈아 맹활약을 펼쳤다.
우승의 초석이 된 중국과의 준결승이 최대 고비였다. 당시 유예린은 1단식에 나서 친위시안을 꺾고 승리의 문을 열었다. 박가현 역시 2단식에서 승을 거뒀지만, 3·4단식에서 최나현과 박가현이 각각 패해 승부가 연장됐다. 2-2 상황에서 유예린의 어깨가 무거웠다. 그는 올해 아시아선수권 챔피언인 종게만을 상대로 5단식을 따내며 세트스코어 3-2를 완성,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탁구인 피'를 물려받았다. 박가현은 박경수 한남대 감독의 딸이며, 최나현은 최주성 대전동산중 감독의 딸이다. 유예린은 한국 탁구의 레전드 유남규 감독의 딸로, 한국 탁구사에 부녀 세계대회 제패를 달성했다. 유 감독은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탁구여황'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나선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바 있다. 유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이 예린이가 '유남규의 딸'이 아닌 '선수 유예린'으로 홀로 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