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한국이 투자하고 꾸린 첫 한국형 산업단지가 조성됐다. 산단이 앞으로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하면서 국내 중견기업의 베트남 진출 지원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3일 오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동남쪽으로 36㎞ 떨어진 흥옌성에서 준공 기념식을 가진 ‘클린 산업단지(VTK)’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 지원을 위해 조성한 베트남의 첫 한국형 산단이다. 면적 143만1,000㎡(약 43만 평), 사업비 1,168억 원 규모로 사업 시행은 한국·베트남 기업의 합작 법인 VTK가 맡았다.
LH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KBI건설, 신한은행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이 지분 75%를, 베트남 에코파크 자회사 TDH에코랜드가 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산단은 한국 강소 중견기업과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행정·금융·세무 등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 기업 20여 곳이 입주 계약을 마쳤다는 게 국토교통부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원 팀’을 이뤄 산단을 성공적으로 조성한 것은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당시 흥옌성 성장과 산단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해당 사업을 시작했는데, 7년 만에 장관으로 돌아와 결실을 맺게 됐다.
흥옌성은 베트남 수도이자 국제공항이 있는 하노이는 물론, 베트남 북부 물류 거점인 하이퐁 항구와도 가까워 산업 입지가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쩐꾸옥반 흥옌성 성장은 “흥옌성의 유리한 입지와 한국 기업의 기술이 결합해 투자 협력 기회를 많이 가져오기를 희망한다”며 “투자·경영을 하기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만들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LH와 흥옌성은 이날 제2산단 개발협력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앞으로 국토부와 LH는 성이 제안한 제2산단 후보지 4곳을 검토하면서 추가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LH는 25일에도 국토부가 추진 중인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과 도시 수출 사업 첫 프로젝트인 ‘박닌성 동남신도시’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현지 공공·민간 기업 20여 곳과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
동남신도시는 삼성전자의 진출지로 잘 알려진 하노이 동북부 박닌성에 한국의 판교 신도시와 비슷한 약 850만㎡ 넓이, 4만9,000세대 규모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베트남 역대 최대 규모 도시 개발 사업으로, 국토부와 LH는 현재 관련 시장 조사와 타당성 조사 등을 추진 중이다. 성사될 경우 베트남에 ‘K-신도시’ DNA가 이식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