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고양이가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당연히 먹을 것과 물, 그리고 몸을 누일 잠자리일 텐데요. 그중에서도 중요한 건 사람을 경계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양이들을 돌보는 케어테이커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로, 화풀이 대상으로 학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을 너무 따르는 동네 고양이를 보면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동네 고양이를 돌보는 것을 두고 사람들 간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밥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중성화 수술(TNR)을 통해 더 이상 수가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한데요, 고양이들이 그저 불쌍하다고 밥만 준다면 사람 간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고달픈 삶을 이어가야 할 고양이들만 늘어날 뿐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 파주시의 한 마을에서 중성화하지 않은 노란색 털(치즈 무늬)의 고양이들이 모이는 집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집주인이 고양이들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마당 한편에 두었고, 배고픈 고양이들이 이곳으로 몰려온 겁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당장 고양이들의 중성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엄마 고양이 '카오'를 중성화시켰습니다. 카오는 사람을 전혀 따르지 않아 수술 이후 다시 방사했고, 카오가 낳은 새끼 고양이 삼형제인 '스파' '이더' '메니'(수컷·7개월 추정)는 사회화 과정을 거쳐 가족을 찾아주기로 했는데요.
고양이 삼형제는 새끼 때 구조가 됐지만 엄마에게서 사람을 경계하라는 것을 배워서였을까요. 구조 직후에는 모르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하악질'(경고의 의미로 이빨을 드러내며 공기를 내뿜는 행위)을 했는데요.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사람과 조금씩 친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삼형제 모두 아기 고양이답게 장난감을 좋아하고요, 또 먹성도 좋다고 해요.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머리와 등을 쓰다듬는 걸 허락할 정도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메니는 검정과 흰색이 섞인 털이라 구분이 쉽지만 스파와 이더는 너무 닮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스파는 분홍 코에 왼쪽 뺨 줄무늬가 떨어져 있고, 이더는 더 붉은 주황 코에 왼쪽 뺨 줄무늬가 붙어 있습니다.
아직은 형제들끼리 지내는 데 익숙해져 있어서, 다른 고양이나 개와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친해지는 고양이들과는 또 잘 지내는 편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적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형제 중 이더가 사람을 제일 무서워하는데요, 담요로 둘둘 말아서 보정한 채 발톱 깎기나 귀 청소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장난감과 간식을 좋아하고 또 아직 어린 나이여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가정에서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적응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김수정 카라 입양팀 활동가는 "고양이들이 먼저 다가와 줄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가족이면 좋겠다"며 "형제 동반 입양도, 다른 고양이들이 있는 가정으로의 입양도 가능하지만 이 역시 입양 가족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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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 https://www.ekara.org/kams/adopt/1693
이더: https://www.ekara.org/kams/adopt/1694
메니: https://www.ekara.org/kams/adopt/1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