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이어 농구도 파격...소노, 새 사령탑에 '40세 초보' 김태술 선임

입력
2024.1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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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폭행 논란 김승기 감독 물러난 뒤
빠르게 사령탑 선임해 팀 분위기 수습
"어려운 시기 중책, 반전 위해 힘쓰겠다"

'매직 키드' 김태술(40) 해설위원이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지휘봉을 잡고 사령탑으로 데뷔한다.

소노는 24일 "김태술 위원에게 지휘봉을 맡긴다"며 "4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선수 폭행 논란에 휩싸인 김승기 전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소노는 빠르게 새 사령탑 후보를 물색해 프로 지도자 경력이 없는 초보 감독을 파격적으로 선임했다.

소노 측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구단의 의지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젊고 유망한 지도자를 찾았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소노의 깜짝 발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대명 아이스하키단을 창단할 당시인 2016년에도 35세였던 송치영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태술 신임 감독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의 '천재 가드' 계보를 잇는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연세대 시절엔 대학 입학 예정자 신분으로 농구대잔치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매직 키드'로 불리며 정상급 가드로 활약했고, 2020~21시즌을 마지막으로 원주 DB에서 은퇴했다. 지난해 모교 연세대에서 임시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지만 아직 프로팀이나, 중고교, 대학팀에서 정식으로 선수단을 지휘해 본 적은 없다.

김 감독이 공식 데뷔하면 프로농구 최연소 사령탑이 된다. 김효범 서울 삼성 감독(1983년생)보다 한 살 어리고, 현역 최고령인 함지훈(울산 현대모비스)과는 같은 1984년생이다. 소노의 이례적인 행보는 김승기 전 감독의 선수 폭행 논란이 불거져 어두워진 팀 분위기와 구단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소노의 2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김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잘 소통해 분위기 반전을 위해 힘쓰겠다. 기회를 주신 만큼 하나씩 준비하면서 재미 있는 농구를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은 25일부터 선수단과 만나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하고, 28일 DB와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다. 또 안양 KGC(현 정관장)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박찬희(37)가 코치로 합류한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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