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폭스뉴스·50대 충성파' 전면에… 트럼프 2기 내각 인선 마무리

입력
2024.1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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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장관·백악관 핵심 참모들 진용 완성
'미국 우선주의' 실행할 충성파들 집결
평균 연령 56세… 40대 '영 마가'도 다수
파격 인선에 잡음도… 벌써 성비위 낙마

'평균 연령 56세, 40대 젊은 장관 후보자도 여럿. 충성파 하원의원·폭스뉴스·플로리다 출신 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3일(현지시간) 농림장관에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대표를 지명하면서 장관 인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날까지 지명된 2기 행정부 핵심 보직 후보·내정자는 총 3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22명이 부통령과 장관, 백악관 핵심 참모 등 내각 각료급이다. 아직 의회 인준 절차가 남아있지만 향후 외교·안보·경제·통상 등 각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실행할 트럼프 2기 진용이 베일을 벗은 셈이다.

①초스피드 인선… 백악관 이사 전부터 '마가' 구상 실현 자신감

우선 지난 5일 대선에서 승리한 뒤 채 3주도 되지 않아 15개 부 장관 후보자를 모두 지명한 '초스피드 인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8년 전 자신(1기 행정부)은 물론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도 빠르다. 2016년 1기 때는 11월 8일 대선 후 약 한 달이 지난 12월이 돼서야 첫 내각 인선을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2기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 실현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자신의 본능을 믿고 워싱턴(정치권)의 전문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경멸하는 트럼프가 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들을 엄청난 속도로 채워냈다"는 게 미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②'어른들의 축' 대신 '예스맨'

트럼프가 원하는 건 경력·전문성보다는 충성심이었다. 1기 때 자신의 즉흥적 결정마다 잔소리를 했던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 대신, 충성을 바칠 젊은 '예스맨'들을 대거 참모로 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0대인 예비역 소령 출신 TV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를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을 지휘할 국방장관에 '깜짝'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장관급 인사 22명의 평균 나이는 56세다. 헤그세스 외에도 리 젤딘(44·환경보호청장), 엘리스 스터파닉(40·유엔 대사), 털시 개버드(43·국가정보국장) 등 40대 인사가 다수 등장했다. '권력 서열 2위'인 JD 밴스 부통령도 40세다. 각료급 인사는 아니지만 트럼프의 '입' 역할을 할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 캐롤라인 레빗은 27세다. 이른바 '영(young) 마가'를 앞세워 기존 '엘리트 관료' 집단을 전면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하지만 파격 인사가 결국 검증 부실 논란을 낳기도 했다. 트럼프 최측근으로, 정적 제거 '행동대장' 역할을 맡으리라 예상됐던 맷 게이츠 법무장관 후보자는 10대 청소년과의 성관계 의혹에 시달리다 첫 낙마 인사가 됐다. 게이츠 외에 헤그세스도 성비위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그밖에도 보건장관에 임명된 '백신 음모론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노골적 친(親)러시아 발언을 했던 개버드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③믿고 쓰는 '플로리다·폭스뉴스'?

인사의 또 다른 키워드는 '플로리다'와 '폭스뉴스'다. 트럼프의 자택 겸 정권 인수팀 본부 마러라고리조트가 위치한 플로리다는 그야말로 내각의 '산실'이 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연방 하원의원,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지역구가 플로리다주(州)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낙점된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정치 컨설턴트 경력을 주로 여기서 보냈다. 낙마한 게이츠에 이어 법무장관에 지명된 팸 본디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출신이다.

보수 매체의 대표격인 폭스뉴스도 트럼프 내각의 대표적 '인력풀'로 떠올랐다. 헤그세스 외에 숀 더피 교통장관 후보자도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이다. 주이스라엘 대사에 임명된 마이크 허커비, 본디, 개버드 등도 폭스뉴스 또는 계열사에서 여러차례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쌓았던 인물이다.

트럼프 자신도 과거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만큼, 정책 성과를 내는 데 있어 미디어 전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의 후보자들은 충성심이나 다른 자격 못지않게 TV에 대한 '감각'을 공통적 자질로 갖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의 의제를 미국인들에 판매하고, 언론의 감시로부터 행정부를 방어할 'TV용 내각'"이라고 평가했다.


④흑인은 단 1명

2기 행정부에서 백인이 아닌 소수인종은 거의 배제된 수준이다. 흑인 장관은 프로미식축구(NFL) 선수 출신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장관 후보자가 유일하다. 라틴계는 루비오와 노동장관에 지명된 로리 차베스-디레머 하원의원 등 2명이다. 각료급 인사 22명 중 여성 인사는 총 8명으로, 전체의 36% 수준이다. 현재까지 장관 면면을 보면 "인종·성별 다양성이 부족한 상태"라고 CNN은 꼬집었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