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추로 김치 담그고 '국내산'… 원산지 속인 업체 125곳 적발

입력
2024.11.24 14:00
원산지 97곳 거짓 표기, 28곳 미표시
지난달 10일부터 내달 6일까지 점검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드는 가운데 배추·절임배추, 고춧가루 등 주요 재료와 김치 원산지를 속여서 판매한 업체들이 100곳 넘게 적발됐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지난달 10일부터 이뤄진 원산지 부정 유통 방지를 위한 전국 일제 단속 과정에서 이달 15일까지 위반 업체 125곳을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97곳이 원산지를 거짓 표기했고, 28곳은 아예 표시하지 않았다.

이는 음식점, 제조업체, 유통업체 등 총 2만4,259개소에 대해 점검을 진행한 중간 결과다. 적발된 업체 중엔 일반음식점이 10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 제조업(7곳), 위탁급식업(4곳), 통신판매업(4곳), 기타(6곳) 등이 단속망에 걸렸다.

위반 행태를 살펴보면 음식점은 중국산 배추김치를 사용하면서 국내산·수입산으로 명시해 소비자를 속였다. 제조업체는 중국산 배추로 김치를 만들고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켰다. 교묘하게 중국산을 섞어 판매하면서 국내산이라 속인 도매업체도 있었다.

김장철 김장재료 원산지 표시 위반 건수는 2022년 70건에서 지난해 132건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번 점검은 다음 달 6일까지 지속될 예정이라 건수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특히 올해는 폭염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가격이 강세를 보인 만큼, 수입 물량이 늘어 엄밀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말부터 물가 안정 일환으로 중국산 신선배추 1,100톤을 순차 수입해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산 배추 수입량은 3,037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5배에 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매년 집중단속을 정기 진행해 최근 3년 신선배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는 1건에 그쳤다"며 "앞으로도 원산지 부정 유통 선제적 근절을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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