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가상자산에 친화적 규제 환경을 조성할 것이란 기대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시장의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가상자산 거래소가 운영 중인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의 운영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거래소들은 7월부터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격, 거래량 변동, 매매 유형, 시기별 시세상승률,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주문, 주문관여율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이상거래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가격 상승으로 시장 수요가 급등하면서 지금의 시스템이 걸러내지 못하는 이상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시스템 점검 후 이상거래 적출 기준을 정교화하고, 이를 내규에 반영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또한 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이상거래에 따른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도 강화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행 규정상 거래소는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이용자에게 거래유의를 안내하고 문제가 된 이용자나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를 중지시킨다. 하지만 7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된 '어베일'은 상장 이후 15분 만에 1,400% 폭등했다가 하루 만에 폭락하는 과정에서 빗썸이 이에 대한 소비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상시감시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만큼 현재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점검할 계획"이라며 "발견된 미비점에 대해선 개선을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9만8,000달러 대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전날엔 9만9,000달러 중반에 이르는 등 10만 달러에 근접한 수준으로 치솟기도 했다. 국내 원화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22일 1억3,877만 원의 신고가를 달성한 이후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 쏠림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4분 기준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 거래대금 총합은 약 22조 원에 달한다. 22일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총 16조 원)보다 6조 원 더 많은 규모다. '가상자산 공포와 탐욕 지수'는 88로 '극도의 탐욕'을 가리키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과열됐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