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회사로 꼽히는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에 편입하는 내용의 두산그룹 지배구조 재편안이 개정 끝에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7월 11일 첫 번째 안을 내놓은 지 넉 달여 만이다.
두산로보틱스는 12일 제출한 6차 분할·합병 정정신고서에 효력이 발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를 두산밥캣 지분을 소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이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재편안을 금융감독원이 승인했다는 의미다.
앞서 두산그룹은 7월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합병하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금감원도 잇따라 정정신고서를 요구하자 8월 말 철회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지분율 46.06%)을 분리한 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이었다.
이후 두산은 10월 두산에너빌리티를 두산밥캣 지분을 소유한 신설 법인으로 인적 분할한 뒤 이 법인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새로 내놨다. 이 안도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에 준다는 핵심 내용은 종전 안과 사실상 같다. 하지만 이 안은 새 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으로 바꿔 주주가치 보호 효과를 키웠다고 두산은 밝혔다. 이 경우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난다. 기존보다 한 주 늘어나는 셈이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안은 다음 달 12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표결 통과라는 과제를 남겨두게 됐다. 회사의 분할·합병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이기 때문이다.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 및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가 요구된다. 두산그룹은 2025년 1월 2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거친 뒤 합병 기일인 내년 1월 31일 전까지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