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출신 사법 방패'… 트럼프의 새 법무장관 지명자도 '충성파'

입력
2024.11.22 19:00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정치 기부로 트럼프와 인연 시작
'1기 탄핵 심판' 백악관 변호 이력
'보수 TV 출연' '부정 선거 주장'도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첫 법무장관으로 새롭게 지명된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州) 법무장관 역시 '강성 충성파'로 분류된다. 여러 각료 지명자들처럼 플로리다 출신인 것은 물론, △트럼프 사법 리스크 방어 △보수 TV 프로그램 고정 출연 △2020년 미 대선 부정선거 주장 △로비스트 활동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좋아할 만한 이력을 다 갖췄다.

'소송 거래'로 시작된 인연?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59세인 본디는 트럼프가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플로리다 토박이다. 1990년대부터 지역 검사로 일했고, 2011년에는 공화당 소속으로 '플로리다주 첫 여성 법무장관'에 올랐다.

본디를 보수 정치권 스타로 만든 계기는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맞붙은 '위헌 소송'이다. '오바마케어'로 불린 건강보험개혁법(ACA)에 반발해 미국 보수 성향 27개 주가 참여한 대규모 공동 소송을 이끈 인물이 본디였다. 패소하긴 했지만, 이때 그가 보인 리더십은 우파 정치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트럼프와의 인연은 2013년 시작됐다. 그해 '트럼프재단'이 본디에게 선거 자금 2만5,000달러(약 3,500만 원)를 기부한 것이다. 당시는 트럼프가 가짜 '고액 부동산 투자 수강권'을 팔았다는 '트럼프 대학 사기'로 미국 각 지역에서 수사를 받던 시기였다. 플로리다 법무장관이었던 본디도 이 사건을 검토하고 있었으나, 트럼프재단의 기부 이후 주검찰은 기소를 포기했다. '소송 거래 의혹'이 일었던 배경이다.

'든든한 사법 방패'

이후 본디는 트럼프와의 접촉면을 늘려갔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자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에는 정권인수팀에서 일했다. 당시에도 법무장관 물망에 올랐으나, 1기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에서 요직을 맡지는 않았다. 하지만 2018년 보수 성향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며 트럼프 정부 옹호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의 '든든한 사법 방패' 역할도 했다.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가 2019, 2020년 1차 탄핵 심판을 받을 때 백악관 변호팀에서 일했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에는 "경합주에서 대규모 투표 사기가 발생했다"는 트럼프 주장을 옹호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기소됐을 땐, 뉴욕 맨해튼 법원 앞에서 '바이든 정부의 사법 탄압'을 규탄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11·5 대선 패배를 대비, 공화당의 '전방위적 투표 불복 소송전' 준비까지 이끌었다.

트럼프 측근들과의 친분도 두텁다. 2019년 플로리다 법무장관 퇴임 뒤 로비업체 발라드파트너스에 취업해 1년간 카타르 정부를 대리했다. 이곳은 '트럼프의 30년 지기'로 불리는 브라이언 발라드가 설립한 회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인 수지 와일스도 이 회사 출신이다.

김현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