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문제 유출 사태에 따른 법원의 합격자 발표 중지 결정으로 대입 판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연세대는 본안 판결에서도 패소하면 재시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차라리 하루빨리 재시험을 결정하는 게 혼란을 최소화하는 길일 수 있다.
연세대는 논술시험 효력정지 결정 항고심과 본안 소송(논술 무효 확인) 1심 판결을 다음 달 13일 수시 최초 합격자 발표 전까지 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연세대에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를 끝으로 수시모집이 마감되는 다음 달 26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연세대는 애초 본안에서 패소 판결이 나오면 논술전형 모집인원(261명)을 정시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교육부는 “모집요강에 있는 전형을 하루아침에 없던 걸로 만들어 지원자들의 기회를 박탈할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 연세대는 재시험 불가 입장을 바꿔 패소 시를 대비해 재시험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최악은 법원 본안 판결이 늦어지고, 연세대가 재시험을 볼 시기도 놓칠 경우다. 때문에 법원은 1심 판결 날짜를 확정해 미리 공표하고, 연세대는 판결이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재시험 가능한 마지노선을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 옳은 방향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문제 출제와 채점 등 소요 시간을 감안해 늦어도 12월 초에는 재시험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전형(259명 모집)은 추가 합격자가 모집인원보다 많은 312명이었다. 최초 합격자 100%가 등록하지 않았고, 추가 합격생도 20%가량이 미등록했다는 뜻이다. 그만큼 의학계열과 상위권 이공계의 연쇄 이동이 걸린 사안이다.
입시생들에게 중차대한 사안인데도 어떤 방식도 뾰족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답답한 문제이기도 하다. 설령 재시험을 보더라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여지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 만족할 해결책이 없다면, 차선으로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택해야 한다. 재시험보다 더 나은 차선책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