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상승을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수세가 사그라들면서 서울도 아파트 매물이 역대 최대인 9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셋째 주(1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 주 0.06% 올라 3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셋째 주 이후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용산, 종로, 마포 등 9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상승폭이 하락하거나 보합을 기록했다. 강남(0.15%)·서초(0.11%)·용산구(0.11%) 등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몰린 지역의 집값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들 지역도 대출 규제 이전인 8월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모두 절반 이상 줄었다. 송파구(0.06%)는 석 달 전(0.58%)보다 상승폭이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역세권·신축 등 인기 단지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가 포착되나 그 외 단지는 대출 규제에 따른 관망세 확산으로 매물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준 서울에 등록된 아파트 매물(아실 집계)은 8만9,470건으로 9만 건에 육박한다. 대출 규제 전인 8월 1일(7만8,927건)과 비교하면 아파트 매물이 1만 건 넘게 늘었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수 문턱이 높아지며 수요자 관망세가 짙어지자, 매물 적체가 이어진 영향이다. 서울 집값이 빠르게 뛴 데 대한 피로감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하는 추세다. 다만 짧은 조정기 뒤 집값 상승을 경험한 집주인들이 당장 크게 호가를 내리지 않아 집값 하락 체감도는 크지 않다.
경기·인천시장도 약세장에 들어섰다. 경기는 5월 마지막 주부터 이어온 상승을 멈추고 이번 주 보합(0% 상승)을 기록했다. 경기 광주(-0.19%)·이천(-0.17%)·동두천(-0.09%)·평택(-0.07%)·용인 처인구(-0.06%)·안성(-0.05%)·성남시 분당·고양시(-0.01%) 등이 내렸다. 경기 외곽지역부터 최근 재건축·교통 호재로 집값이 들썩인 지역이 두루 조정을 받았다.
인천(-0.04%)은 반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인천 8개 구 모두 집값이 내렸다. 이 영향으로 수도권 평균 아파트값도 반년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고, 전국 아파트값도 반년 만에 이번 주(-0.01%) 하락 전환했다.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0.04%), 수도권(0.05%), 전국(0.03%) 모두 전주보다 상승폭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