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만9,000달러를 넘어섰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0만 달러를 조만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오후 4시 14분 기준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97% 오른 9만9,006달러(약 1억3,891만 원)대에서 거래되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전 4시 9만9,000달러대를 돌파한 이후에도 큰 폭의 조정 없이 9만9,0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원화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전일 대비 1% 오른 1억3,835만 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친(親)가상자산 공약이 하나씩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가격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백악관에 가상자산 전담 직책을 신설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이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임을 공언했던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내년 1월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증폭됐다.
겐슬러는 '가상자산은 증권'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글로벌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가상자산 발행사 리플랩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초 미국 증시에 상장되긴 했으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상장을 불허해 '가상자산 저승사자'로 불렸다.
특히 트럼프와 공화당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수급 측면에서 비트코인에 가장 큰 호재로 거론된다. 공화당은 향후 5년간 총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비축하겠다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는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이를 현실화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물 ETF 상장으로 수급 여건이 개선된 상황과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하더라도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 단기 전망은 어려우나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는 우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친화 정책,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기조, ETF 옵션 상장 등이 투자 저변 확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로 더 큰 수혜를 보는 것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코인)"이라며 "내년부터 시장의 시선은 알트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