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의혹' 김남국 "민주당 코인 과세, 중도층 마음 잃을 것"

입력
2024.11.22 07:30
비트코인 가격 9만9000달러 돌파
연말 랠리 중단될까 투자자 우려
"시장 친화적인 마인드 탑재해야"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 사실을 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이 가상자산 과세 정책을 강행할 경우 "중도 지지층을 확대하려 했던 당의 노력을 헛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며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면서 청년층과 소액투자자 보호, 자본시장 활성화를 주장했던 민주당이 가상자산 과세에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정무적 관점에서도 이해가 안 되지만, 논리적 타당성이나 설득력도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가산자산 시장의 개인 투자자 규모를 들어 표심 악화를 우려했다. 그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약 778만 명에 달하고 이 중 다수가 소액, 개미 투자자"라며 "이 사람들이 우리가 마음을 얻으려고 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민주당을 낡은 정당이나 경제를 모르는 정당으로 볼까 걱정된다"며 "이제는 운동권적 사고에서 벗어나 실용적 사고로 시장 친화적인 경제 마인드를 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의 지적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11.98% 급등한 9만9,055달러에 거래되며 개당 10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더리움 등 다른 알트코인들도 상승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되면 연말 랠리가 중단되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2022년부터 코인 매매 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기로 했으나, 투자자 보호 체계 마련 등을 이유로 내년 1월 시행으로 유예했다.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 반발이 나오면서 최근엔 과세 공제 한도를 종전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김 전 의원은 2021년과 2022년 국회의원 재산 신고 과정에서 코인 투자로 거액을 벌어들인 사실을 숨겨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변동내역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8월 불구속 기소됐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김 전 의원은 지난해 5월 민주당을 탈당했다가 1년 만에 복당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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