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래 처음으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러시아가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는 ‘RS-26 루베즈’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5월 시험 발사에 처음 성공한 RS-26은 최대 사거리가 5,800㎞로, ICBM으로 분류된다. 러시아는 탄두 중량을 무겁게 해 사거리 2,000㎞를 목표로 성능을 개선해 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가 아스트라한주(州)의 한 기지에서 RS-26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러시아 언론의 전날 보도를 인용하며 “(RS-26은) 음속의 5배 속도여서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으로는 격추가 어렵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국방전문매체 디펜스24는 이 미사일이 표적으로 삼은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드니프로의 유즈마쉬 군수공장까지 약 1,000㎞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발사 지점부터 목표 지점 간 거리는 약 740㎞라고 밝혔다.
RS-26은 핵탄두나 다탄두 재돌입체(MIRV), 재래식 무기 등을 모두 탑재할 수 있는데,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된 공습 당시 영상에선 최소 6개의 탄두가 식별된다.
RS-26은 러시아가 인근 유럽 국가를 견제하기 위해 개발해 온 만큼 이번 우크라이나 공습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앞선 6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회의에서 미국의 도발적 행동에 대응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RS-26은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길이 12m, 지름 1.8m로 추정된다. 무게는 3.6톤으로, 유효 탄두 탑재량은 800㎏이다. 러시아는 2012, 2013, 2015년 성공한 세 차례 시험 발사에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인 2,000㎞를 목표 사거리로 해 모두 성공했다. 최대 사거리는 ICBM 분류 기준(5,500㎞)을 초과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중·단거리 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