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에 억대 뒷돈' 한국자산신탁 전 임원 구속… "증거 인멸 염려"

입력
2024.11.21 23:41
전직 임직원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
'37% 이자 장사' 등 비위 수사는 계속

분양대행사에게 억대 뒷돈을 받은 한국자산신탁 전직 임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신영희 부장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자산신탁 전무 출신 백모씨 등 전직 임직원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세 사람을 모두 구속했다. 신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백씨 등은 한국자산신탁에 재직하던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특정 업체를 부동산 사업 분양대행사로 선정한 뒤, 계약 유지 등을 대가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각각 받아 챙겼다. 신탁사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래업체로부터 개인적인 뒷돈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5월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등 부동산 신탁사 두 곳에 대해 불법·불건전 행위 기획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백씨 등을 구속한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벌인 의혹 등도 수사할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본인 명의 법인 등을 통해 토지매입 자금 명목으로 25억 원 상당을 시행사 등에 대여·알선하고 이자 명목으로 7억 원을 받았다. 일부 대출은 이자율 연 100%로, 실이자율이 연 37%에 달해 법정 최고 이자율(연 20%)을 훌쩍 뛰어넘었다. 검찰은 이번 구속영장에선 이 혐의는 포함하지 않았다.

수사팀은 금감원 수사의뢰 대상에 포함된 한국토지신탁 대주주 일가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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