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현대차 챔버실에 안전장치 전무"... 노조, 경영책임자 구속 요구

입력
2024.11.21 14:45
금속노조 "글로벌 회사라고 믿기지 않는 사고"
국내 완성차업체 챔버실 전수 안전점검도 요구

지난 1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검사를 하던 연구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현대차 경영책임자를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또 연구원들이 일한 챔버실(밀폐된 차량 성능 실험 공간)에 안전 조치가 전혀 없었다며 정부에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보유한 챔버실에 대한 안전점검을 요구했다.

21일 금속노조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해자들은 복합환경 챔버실에서 영상 40도의 고온 환경 속에서 시속 160km로 차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부검의 소견에 따르면 밀폐공간인 챔버실에서 차량 아이들링(공회전) 테스트를 하던 중 차량에서 나온 배기가스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사고 당시 챔버실에 유해가스 측정장치, 경고 표시 장치, 안전관리감독자, 보호구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인력이나 장비가 전무했다고 주장했다. 또 테스트 차량의 2개 배기구 중 하나에만 배기가스 배출관이 연결됐다고 전했다. 노조는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인명 피해"라며 "제어실과 작업자 간 소통체계가 적절했는지 점검하고, 위험 작업 시 필요한 안전작업허가서와 안전교육 이행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사측에 네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밀폐공간 작업 즉시 중단 △모든 챔버실에 대한 안전점검 △노조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 실시 △사고 목격자와 수습자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다. 고용부에는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 현대차 경영책임자 구속 수사, 전체 자동차 완성사가 보유한 챔버실에 대한 특별안전점검 실시 등을 요구했다.

앞서 19일 낮 12시 50분쯤 현대차 울산공장 챔버실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성능을 시험하던 연구원 세 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다. 최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는 이뿐 아니다. 지난 7일에는 전기차전용공장 신축 공사 중 차체공장 지붕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12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해 7월 13일에는 엔진사업부에서 열처리 설비 정비 중 로더가 하강해 노동자가 압착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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