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역점 추진 중인 세계태권도연맹(WT)본부 건립이 시의회 문턱을 또 넘지 못했다. 정부가 못박은 시간에 쫓기게 된 춘천시는 어렵게 확보한 설계비(5억 원)을 반납할지 모를 처지가 됐다.
시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담긴 WT본부 건립안 가결을 보류했다. 송암동 WT본부 예정 부지에 대한 문화재 시굴 조사가 필요한데다, 사업성이 확실하지 않아 시간을 갖고 다음 달 열리는 정례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해 8월 WT 본부를 유치한 춘천시는 2028년까지 의암호변 송암동에 본부 건물 등을 마무리 짓는 협약을 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본부 건립사업비 70억 원을 확보했고, 올해 설계비 5억 원을 먼저 반영했다. 지난달 춘천에서 열린 세계태권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조속한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그러나 다음 달 10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보내야 하는 춘천시는 예산을 쓰지 못한 위기에 처했다. 현재로선 다음 달 2일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처리되는 게 유일한 희망이다.
한편, WT본부 건립에 제동이 걸리자 춘천시체육회와 58개 체육단체는 "막대한 국비가 지원돼 건립이 추진되는 만큼 예산이 불용 처리되지 않도록 시의회의 신속한 승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시의회는 국비 교부신청기간까지 공유재산 관리계획 승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체육회는 이어 "춘천의 국제적 위상 강화와 체육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체육인들의 열망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시의회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