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테스트를 하다 사망한 연구원 3명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
울산경찰청은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차량 성능 실험실인 ‘체임버’에서 합동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에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공단, 현대차 관계자 등 45명이 참여했다. 감식반은 사고가 발생한 체임버와 온도, 습도 등 환경을 똑같이 재연해 환기구 등 시설 전반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부검 결과를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고, 정확한 사인은 2주 후 나올 예정”이라며 “보호장구 착용 여부 등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석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는 담화문을 내고 “관계 기관들의 현장 조사와 원인 규명 과정에 모든 협조를 다하고 있다”며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예상되는 부분 개선도 보다 철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은 긴급 성명서를 통해 “노동 환경 안전 조치와 절차에 대한 심각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라며 “노동안전보건위원회 회의를 통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3시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복합환경 체임버에서 연구원 3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사망자 중 A(45)씨와 B(38)씨는 현대차 남양연구소 소속 책임연구원, C(26)씨는 외부업체 소속 연구원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실험 중이던 GV80 내부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에 각각 앉아 있었고, 발견 당시 차량의 창문과 문은 모두 닫힌 상태였다. 업계에선 다양한 기후 조건과 주행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차량의 성능과 내구성 등을 테스트하던 중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