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해저 케이블 절단에 중국 개입? 스웨덴·덴마크, 중국 벌크선 추적

입력
2024.11.20 15:20
이펑3호, 해저 케이블 절단 된 날 인근 해역 운항
지난해 중국 선박 닻으로 발트해 해저 가스관 훼손

덴마크 해군과 스웨덴 경찰이 발트해 해저 케이블 2곳이 절단된 사건과 관련해 중국 선박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주요국은 이번 사건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전쟁’(군사와 비군사 수단을 혼용한 전쟁) 일환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국가를 겨냥해 벌인 ‘사보타주’(파괴 공작)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개입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 확산이 불가피해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덴마크와 스웨덴이 러시아 항구 도시 우스트루가를 출발해 이집트로 가던 중국 선적 벌크선 이펑3호를 수사 선상에 올려 놓고 이동 경로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펑3호는 17, 18일 각각 절단된 스웨덴-리투아니아, 핀란드-독일 연결 해저 케이블 근처를 항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는 “24시간 만에 광섬유 케이블 두 개가 끊어진 것은 사보타주일 가능성이 높으며 하이브리드 전쟁 행위”라고 밝혔다.

이펑3호에 혐의점을 두는 것은 앞서 비슷한 사건이 있어서다. 중국 선적 컨테이너선 뉴뉴폴라베어호가 지난해 10월 닻으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발트해 가스관과 핀란드-에스토니아 연결 해저 케이블을 손상시킨 적이 있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손상이 우연한 사고였는지, 의도적 공격이었는지에 대한 수사 결과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파장을 우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신중하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도움이 되는 물품을 러시아에 공급함으로써 직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한 큰 우려가 있다”고만 말했다. 그는 또 “특정 사건과 관련해 보고서를 보고 있지만 관련국들이 내놓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