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겁박' 논란에도… '친명' 혁신회의 기어코 탄원서로 세 과시

입력
2024.11.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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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교사' 재판부에 112만 서명 탄원서 제출
탄원서엔 "많은 국민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25일 집회도 계획 "오해 피하려 검찰청 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사법부 압박’ 논란에도 110만 명가량의 서명이 담긴 ‘이재명 무죄’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뒤, 일주일간 서명을 더 받아 위증교사 사건 재판부에 재차 제출한 것이다. 이들은 선고 날인 25일에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선다.

친이재명(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주축인 더민주혁신회의는 19일 위증교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정한 판결을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의 주도로 지난달 8일부터 진행된 탄원 서명에는 총 112만4,629명이 참여했다. 지난 13일 탄원서 제출 당시(103만20명)보다 9만4,609명이 더 서명했다.

혁신회의는 탄원서에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진실로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기소한 것인지, 사법부를 정치권력의 발아래 두려 했던 시절처럼 목표와 결과를 정해놓은 수사와 기소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판단해 달라”며 “많은 국민들은 길었던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기소, 재판 과정을 밝은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다. 탄원서에는 “검찰권 남용으로 닥친 헌정사 위기 앞에서 사법부가 보여준 용기가 역사로 기록되길 바란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선거법 재판에서 이 대표가 벌금형 대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탄원서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없이 또다시 탄원서로 법원을 압박했다. 법조계에서는 ‘100만 명 탄원’이라는 숫자의 상징성이 오히려 재판부의 반발 심리만 키워 중형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서 탄원서 제출을 두고 ‘사법부 겁박’이라고 비판하는 등 역풍의 빌미를 자초했다.

이에 혁신회의 관계자는 “법원이 공정하게 법리대로만 판단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게 어떻게 압박이 되느냐”며 “일반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의 눈높이에서도 ‘정치기소’라고 판단되니 탄원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혁신회의 등 이 대표 지지자들은 25일 재판 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정치검찰의 부당한 기소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다. 15일 재판 당시에도 혁신회의가 주축이 된 ‘민주시민 국민항쟁 추진연대’가 법원 앞 대신 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하면서 검찰에 화살을 돌렸다. 당시 법원 앞에서는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집회가 한창이었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법원 앞 집회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싶지 않아 법원과 수백 m 떨어진 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형식상 집회지만 지지자들이 법정에 나서는 대표를 응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