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7~9월) 가계신용이 3년 만에 최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난 데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이 급격히 불어난 결과다.
19일 한국은행은 '3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내고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이 전분기 말 대비 18조 원 늘어난 1,913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을 합한 것이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폭 18조 원은 2분기(+13조4,000억 원) 대비 확대된 규모다.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가계대출, 그중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가계신용 확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가계대출 증가액 16조 원과 주담대 증가액 19조4,000억 원도 2021년 3분기(각각 +34조8,000억 원, +20조9,000억 원) 이후 가장 크다.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새마을금고, 상호저축은행 등)의 주담대 증가폭이 모두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예금은행은 16조7,000억 원에서 22조2,000억 원으로 늘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마이너스(-)3,000억 원에서 9,000억 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상품이 순상환되며, 기타금융기관만 주담대 감소폭이 3조7,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3조4,000억 원 줄며 12분기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증권사 신용공여액이 3조2,000억 원 감소 전환한 영향이 컸다는 설명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추석연휴 등으로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늘면서 전분기 대비 2조 원 늘어났다.
가계신용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한은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가계신용 증가폭 18조 원은 2015~2023년 장기평균 22조2,000억 원을 밑돌고, 3분기까지 누적 증가율 1.5%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주택 거래가 7월 이후 둔화하고 있어, 가계부채도 둔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