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사상 첫 이행 점검 ②새 FCC 위원장 등장...골치 아픈 빅테크 망 무임승차 논란 돌파구 찾나

입력
2024.11.2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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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첫 가이드라인 이행 점검
美·유럽서도 빅테크 규제론 솔솔
국회도 이용계약 의무화 등 논의


글로벌 빅테크의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구글(유튜브)이나 넷플릭스, 메타와 같은 공룡 콘텐츠공급자(CP)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값을 제대로 치르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자 각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통신사와 부가통신사 간 '공정한 망 이용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 이행 점검을 실시했다. ISP(인터넷서비스공급자)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CP인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이 대상이다.

방통위가 이행 점검에 나선 것은 2019년 가이드라인을 만든 후 처음이다. 가이드라인은 이용 계약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행위, 특정 계약만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해 ISP와 CP 모두 우월적 지위를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자료를 분석하고 제도 개선점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망 이용료 현실화" 거세지는 목소리

망 무임승차는 해묵은 논란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소비 증가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망) 증설 및 유지보수 관련 부담이 커지면서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CP에 망 사용료를 내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은 이 같은 주장이 '망 중립성(ISP가 모든 콘텐츠에 동등한 데이터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훼손한다며 맞붙고 있다.

통신업계는 방통위가 5년 만에 가이드라인 이행 점검에 나선 것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글과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이를 방지할 망 이용 계약 공정화법(개정안)을 발의하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글로벌 환경도 바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전날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빅테크의 망 이용료 분담 강화'를 주장해 온 브렌던 카 FCC 위원을 지명한 점이 주목된다. 막강한 빅테크를 보유한 미국의 정보기술(IT) 정책 기조가 변화하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카 위원은 빅테크가 트래픽 사용료를 내고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 책임도 나눠 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인물이다.

유럽도 최근 망 사용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독일 법원이 5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에 유럽 최대 이동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의 망 사용료를 정당하게 지불해야 한다며 310억 원을 지불하라고 판결했으나 메타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각국 망 이용 대가 문제 해법 찾기 속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국은 해법 찾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유럽연합(EU)은 '연결인프라법안'을 통해 망 이용 대가 분쟁 시 정부가 조정할 수 있도록 제3중재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은 내년 1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망 이용료를 현실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선 국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망 이용 계약을 의무화하거나 망 이용 실태조사를 통해 견제할 수 있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은 기업과 기업 간의 사적 계약에서 망 이용 대가를 내지만 우리나라의 통신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정부가 최소한 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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