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년 만에 軍 대대장대회...“전쟁준비 완성에 총력 집중”

입력
2024.11.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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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막말 담화 이튿날 보도
전쟁 대비·러 파병 당위성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을 평양으로 불러모아 조선인민군 대대장대회를 10년 만에 열고, '한계 없는 핵무력 강화와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 집중'을 강조했다. 미 대선 이후 내놓은 첫 대미 비판 메시지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러 군사협력'을 강력 규탄한 한미일 정상을 동시 견제했다. 북한은 또한 대남 쓰레기 풍선 도발을 재개했으며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도 11일째 이어갔다.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조성된 정세와 공화국무력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들의 임무에 대하여’라는 주제 연설에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 없이, 만족 없이,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14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 마지막 날 연설이었다.

대회는 2014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개최됐다. 제1차 대회(1953년)와 제2차 대회(2006년)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북한군 대대장 계급은 대위 또는 소좌(우리의 소령), 대대 정치지도원은 대대 군인들의 사상교육을 책임진 정치장교 정도다.

한미일 군사협력 정면 비판...핵 개발 정당성 주장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무력 강화 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 지 오래"라며 "이제 남은 것은 핵무력이 전쟁 억제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했다. 김 위원장은 "유사시 미제와 추종국가 군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같은 군사동맹 간판을 쓰고 조선반도 지역에 나타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을 상황"이라며 "현 형세에서 전쟁준비 완성은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고도 짚었다. 한미일 군사협력을 정면 비판하고, 핵 개발과 보유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한 ①군 안팎에 러시아 파병의 당위성을 알리고 ②사상적 무장을 재확인하면서 ③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견제를 곁들인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미 대선 이후 미국을 직접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마치 왜 지금 실제 전쟁을 준비해야 하고, 왜 우크라이나전에 북한군을 파병할 수밖에 없었는지 배경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조만간 파병 사실이 주민들에게 공개될 가능성도 대비해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연설 중에는 '미국의 더러운 정체성'이라는 표현도 등장하는데 이를 두고는 "트럼프 재선 이후에도 미국의 정체성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北, 31번째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이 ‘투철한 주적관’과 ‘대적결전의지’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며 "대북전단 살포 지속과 무인기 평양 침공 사태, (우리의) 대북정보접근 의지 등에 대응한 부대 단위 사상적 이완을 단속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17일 김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남한에서 유통되는 간식과 대북전단 등이 풍선에 매달려 북한으로 넘어왔다며 '혐오스러운 잡종개XX' 등 격한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18일 새벽에는 올해 들어 31번째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를 바로 감행했다. 또한 이날까지 11일 연속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도 이어갔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치졸하고 비열한 오물·쓰레기 풍선 부양으로 (도발의) 선을 넘고 있다"며 "우리 군의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