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 짓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New Research & Development-K'(NRD-K)에 설비를 들여놓기 시작했다. 2030년까지 20조 원을 투자할 이곳은 삼성전자의 메모리·설계·파운드리 등 반도체 모든 분야에 걸쳐 핵심 연구기지가 될 전망이다.
18일 삼성전자는 이날 NRD-K의 설비 반입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반도체 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 DS본부장(부회장)을 비롯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주요 경영진과 설비 협력사 대표, 반도체연구소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R&D센터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의 근원적 연구부터 제품 양산에 이르는 선순환 체계 확립으로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50년의 역사가 시작된 기흥에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져 새로운 100년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NRD-K는 210만9,000㎡ 규모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단지다. 2022년 첫 삽을 떴는데 2025년 중순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메모리, 시스템, 파운드리 등 반도체 전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로 근원적 기술 연구부터 제품 개발까지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첨단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반도체 초격차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고해상도 극자외선(EUV) 노광 설비, 신물질 증착 설비 등 최첨단 생산 설비를 도입한다. 또 웨이퍼 두 장을 이어 붙여 혁신적 구조를 구현하는 웨이퍼 본딩 시설도 갖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NRD-K 기공식에 참석하고 지난해 10월 다시 건설 현장을 점검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NRD-K가 들어서는 기흥캠퍼스는 1983년 2월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선언 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징적인 곳이다. 1992년 세계 첫 64메가비트(Mb) D램을 개발하고 1993년 메모리 반도체 분야 1위 등을 이뤄낸 삼성전자 반도체 성공 신화의 산실이다.
한편 이 회장은 19일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는 이 창업회장의 3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창업주의 사업보국 정신을 되새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물론, 신세계, CJ,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의 주요 인사들이 선영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