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 불편해진 트럼프, 재무장관 후보 추가… 2파전에서 '다파전'으로

입력
2024.11.18 15:59
2면
"머스크가 밀던 러트닉, 트럼프 심기 건드려" 보도
연방통신위 수장 'SNS 규제 반대' 브렌던 카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기 행정부 재무장관 인선을 앞두고 새로운 인물들을 장관 후보로 추가했다. 당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측근 지지자 간 치열한 2파전 양상으로 흐르던 재무장관 인선은 다파전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재무장관 후보 목록에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세계 4대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마크 로완 최고경영자(CEO)를 추가했다. 워시는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재정 매파'로 여겨지는 인물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 이사를 지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는 이번 주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 후보자들을 초대, 사실상 면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재무장관 자리싸움은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와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 CEO 하워드 러트닉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러트닉이 최근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재무장관 지명을 재고하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러트닉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권 인수 과정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머스크 CEO가 러트닉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면서 트럼프 측 인사들의 심기를 건드린 점도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장에는 브렌던 카 현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이 지명됐다. 트럼프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그의 지명 소식과 함께 "카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사로, 미국인의 자유와 경제를 규제하는 법률에 맞서 싸웠다"라고 밝혔다. 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7년 FCC의 공화당 측 위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SNS 기업의 콘텐츠 검열에 반대해 온 카는 머스크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