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댄 채 들녘 따라 걷는 아이들의 하굣길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아득히 먼 곳일지라도, 사진은 때때로 그 거리감을 지워내고 대상을 바로 눈앞에 가져다 놓는다. 예성강 또는 한강을 따라왔을 철새들은 쉼 없이 지저귀고, 겨울 문턱에 서 있음을 알아챈 염소들은 풀 뜯기에 한창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제각기 웃고 떠든다. 사진은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