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도 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다

입력
2024.11.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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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인도 성비 역전

2021년 인도 총인구 중 여성 비율이 역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인도 정부가 2019~21년 전국 65만 가구를 대상으로 제5차 가족보건조사를 벌여 21년 11월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남성 1,000명당 여성 비율은 1,020명이었다.
산모가 딸을 낳으면 여자의 도리를 못했다는 오명을 쓰기 십상이어서 출산 직후 여아 살해나 출산 전 선택적 낙태가 일반적이던 인도 사회가, 인구학적 차원에서나마 비로소 변화의 징후를 드러낸 거였다. 노벨경제학상을 탄 인도 학자 아마르티아 센이 1990년 남성 1,000명당 여성 927명이던 인구 성비를 근거로 인도 여성 3,700만 명이 실종된 셈이라고 썼던 것과 대비하면 더욱 그러했다.

인도 인구재단 관계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총인구조사 등을 통한 출생 시 성비 등을 두고 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양성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 등 사회적 진전이 반영된 고무적인 변화”라고 반겼다. 1950년대 평균 6명에 달하던 인도의 출산율도 사상 처음 대체출산율(2.1명) 미만인 2명으로 집계됐고 도시 지역 출산율은 1.6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그 역시 인도 여성의 교육 수준과 인권이 반영된 결과라고 재단 측은 평가했다.

유엔인구기금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2023년(14억2,860만 명)을 기점으로 중국(14억2,570만 명)을 추월했다. 세계은행 집계 2022년 인도 출산율은 2.01명으로 중국의 1.18명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출산율 안정화로 인도 인구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지만, 경제활동 인구의 비중이 높아 얻게 되는 인구 보너스 즉 ‘인구배당(demographic dividend)’ 효과도 인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근거다. 인도 평균 연령은 27세로 전체 인구의 47%가 25세 미만이다. 인도 정책연구센터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특히 여성 인력의 활용도에 인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최윤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