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운영을 시작해 28년 동안 동네 어르신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 경기 안성시 일죽면의 일죽목욕탕이 확 바뀌었다. 여기를 뜯어고친 건 바로 관내 노인 복지 사업을 관장하는 안성시청도, 낡아가는 목욕탕에 변화를 주고 싶어한 목욕탕 주인도 아닌 광고 회사 이노션이었다.
이노션은 '소셜 공간 리브랜딩' 첫 번째 프로젝트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목욕탕'을 22일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노션이 선택한 공간은 건립 이후 한 번도 내부 공사를 하지 않은 동네 목욕탕이었다.
목욕탕이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회적 공간이나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면을 감안했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목욕장업 현황 자료를 보면 목욕탕 수는 2004년 3월 8,795개에서 2023년 1월 4,350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목욕탕이 낡아 발생하는 잦은 안전사고도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다.
이노션은 지역 주민들이 찾는 일죽목욕탕의 입구, 탈의실, 목욕 공간을 모두 새 단장했다. 특히 어르신들이 사고 걱정 없이 씻을 수 있게 안전한 설계에 공을 들였다. 예컨대 목욕탕이 미끄럽지 않도록 바닥 물기를 날리는 열선, 사고가 났을 때 다른 사람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낮은 벽 등을 설치했다. 이노션이 이곳을 안전 목욕탕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소셜 공간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이노션이 취약 계층, 일반 시민 가까이에 있으나 점점 찾지 않는 공간을 탈바꿈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홍보 등을 위해 특정 장소를 창의적이고 감각적으로 꾸미는 이노션의 비법을 바탕으로 새로 시작한 사회 공헌 활동이다.
이용우 이노션 대표는 "사라져 가는 공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리브랜딩 작업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고자 했던 이번 프로젝트는 이노션에도 특별한 도전"이라며 "앞으로도 이노션만이 지닌 창의성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솔선수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