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증시의 최근 낙폭은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 등은 이번 주부터 2,000억 원 규모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펀드 자금 집행을 개시하고, 3,000억 원 규모의 추가 펀드 조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유관기관 수장들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 시장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아 증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주 일시적으로 코스피가 2,400선을 내주고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추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증시환경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국내 증시에서 발생한 최근 낙폭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갖고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면서 "유관기관도 밸류업 펀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주식시장 불안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 필요시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시장 불안을 틈탄 불공정거래는 무관용으로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는 과제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주부터 2,000억 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외국인투자자 등이 빠져나간 국내 증시 수급 개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밸류업 펀드는 앞서 한국증권금융과 한국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1,000억 원을 출자하고 민간자금 1,000억 원을 더해 조성됐으며, 밸류업 지수 상장지수펀드(ETF)와 구성종목에 투자된다. 밸류업 ETF 12종은 이달 6일 증시에 상장됐다. 조만간 거래소는 3,000억 원 규모의 2차 펀드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과도한 변동에도 대비 중이다. 김 위원장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 자사주 취득한도 확대 등 시장안정조치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수급 안정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