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 지도 아래 놀이터에서 놀던 아동이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다쳤다면 교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법원은 해당 사고에 대해 교사의 책임을 물어 3개월간 자격정지를 내린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강재원)는 보육교사 A씨가 서울 금천구청장을 상대로 낸 보육교사 자격정치 처분 취소 소송에서 9월 12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22년 2월, 금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A씨가 담당하던 반에서 한 5세 아동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동은 놀이터에 설치된 2m가 넘는 '매달려 건너기' 놀이기구에서 떨어져 1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금천구청은 같은 해 11월 A씨가 안전 보호를 태만히 했다며 3개월간 보육교사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물리쳤다. 재판부는 "영유아는 자신의 생명이나 신체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능력이 미숙하다"면서 "영유아가 야외 놀이 시설에서 놀이 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놀이기구에서 추락하는 등으로 상해를 입지 않도록 위험을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당시 다른 아동들을 돌보고 있어서 피해 아동이 해당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혼자 이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른 아동이 이용하던) 그네의 위치와 이 사건 놀이기구 위치가 멀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해 아동이 상해를 입는 결과를 회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가 사고 직전 해당 놀이기구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아동들의 사진을 촬영해 준 점도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성인에 비해 주의가 부족하고 호기심이 강한 영유아들의 행동을 세심히 관찰해 사고 예방의 노력을 더 기울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