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세일즈'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작품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성인용품 이야기에 대한 편견과 맞서 싸운 배우 김소연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는 의미 있는 성과 속에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 JTBC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가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성(性)이 금기시되던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씨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금희(김성령)와 아들 김도현(연우진)의 사연이 밝혀졌다. 오금희는 과거 집을 나가 아이를 홀로 키웠다. 그러나 아들이 다치면서 치료비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부모님은 오금희의 아들을 치료해 주는 대신 그를 먼곳으로 보낼 것을 제안했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을 떠나 보냈던 오금희는 시간이 흘러 재회한 김도현에게 사과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주리(이세희)는 허영자(정영주)의 허락 속에서 엄대근(김정진)과 만남을 이어가게 됐다. 방판 씨스터즈는 이후에도 어려움을 마주했지만 하나로 뭉쳐 어려움을 극복했다. 4년 후 이들은 정숙한 세일즈라는 성인용품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퇴폐업소 물러가라"라는 피켓을 들고 반대했다. 한정숙(김소연)은 물러서지 않고 "가로막으면 날아올라서라도 넘어가면 된다"며 방판 씨스터즈를 든든하게 지켰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인용품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내세웠다. 현실에서 그러하듯 작품에서도 성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존재했다. '정숙한 세일즈'가 과거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캐릭터들에게는 다른 인물들의 따가운 시선이 뒤따랐다. 이러한 상황 속, 서로를 든든하게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판 씨스터즈의 연대는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혼이나 미혼모에 대한 시선과 마주한 인물들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는 이들을 향한 폭력적인 시선을 비판하는 동시에 현실의 여성을 향한 응원을 전했다.
김소연의 활약은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장면들을 그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앞서 그는 예능에서 선한 이미지를 보여줬고, 많은 배우들의 인터뷰 자리에서 '호감 연예인'으로 언급되곤 했다. 자극성을 느낄 수 있는 성인용품 이야기가 그려지는 가운데, 김소연의 이미지는 한정숙에 덧입혀지며 시청자가 캐릭터를 향한 편견을 지워내도록 도왔다. 한정숙 캐릭터는 여리지만 동시에 당찬 면모로 호감을 이끌어냈다.
함께 극을 이끈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의 활약 역시 눈길을 끌었다. 김성령은 우아한 브레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들과 관련된 슬픔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김선영은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밝은 면모를 보여주는 서영복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표현했다. 이세희는 경험해본 적 없는 X세대의 당당함부터 외면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 4인방의 케미스트리는 극을 탄탄하게 만들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작품은 여성 서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김성령은 인터뷰를 통해 "'망했으면 '거봐. 여자 넷이 나오니 안 되지' 하지 않겠나. 성공했으니 비슷한 류의 여성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길이 트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숙한 세일즈'가 사랑을 받은 가운데 안방극장은 앞으로 더욱 풍성하게 채워질 전망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정숙한 세일즈'는 유료가구 기준 전국 8.6%, 수도권 9.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