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 출시돼 한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공식적으로 업데이트가 끝난 데다 플랫폼이 '닌텐도 스위치'로 한정됐다. 그럼에도 대체할 만한 게임이 없었는데 크래프톤이 올해 '지스타(G-STAR) 2024'에서 뽐낸 '딩컴 투게더'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호주판 동숲'으로 불리는 개인용컴퓨터(PC)용 게임 '딩컴' 지식재산권(IP)을 가져와 크래프톤 산하 5민랩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지스타 현장에서 이 게임을 체험해 봤다. 빈 섬에서 시작해 집과 건물을 세우고 섬을 탐험하는 초반 구도는 사실상 모동숲과 동일했다. 다만 낚시를 하거나 동물을 사냥해 나온 고기로 요리를 만드는 등 '마인크래프트' 같은 생존·생활 시뮬레이션의 요소도 담았다. 야생 에뮤에 안장을 씌워 달리거나 바닷속 수영도 된다.
원작인 '딩컴'은 2022년 호주의 1인 개발자 제임스 벤던이 개발해 세계 최대 유통망 스팀에서 '얼리 액세스(미완성된 게임의 사전 공개)' 형태로 출시된 뒤 100만 장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 IP를 크래프톤이 가져와 판을 키운 것이 '딩컴 투게더'다. 지스타 현장을 들른 벤던은 "다음 세대의 딩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즐거운 경험이었고 5민랩이 (내가 만든) 세계를 확장해 줘 기뻤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이번 지스타에 공개한 다른 신작 '프로젝트 아크'는 겉보기엔 단순했지만 꼼꼼한 만듦새가 돋보였다. 크래프톤의 인기작 '배틀그라운드'처럼 총격 게임인데 캐릭터와 지도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서 하는 구도라 특이했다. 캐릭터를 키보드로 움직이고 마우스로 조준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사격하거나 수류탄을 던질 때의 높낮이 조절도 마우스로 가능했다. 시선이 게이머 개인에 집중돼 있어 팀의 상황을 한눈에 알기 힘든 일반 총격 게임과 달리 위에서 내려다보고 시야도 공유하기 때문에 전략적 움직임도 훨씬 쉬웠다.
'프로젝트 아크'는 15인 정도의 조직이 만들었다. 게임사들이 최근 치솟는 개발 비용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흥미로운 게임이 반드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대작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크래프톤은 두 신작 외에 2025년 초 출시 예정인 '인조이'를 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