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까치산로에서 흰색 털의 개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작은 덩치에 귀여운 외모로 집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싶었는데요. 얼마나 오랜 기간을 떠돌았는지 털 상태도 좋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 살 가량으로 추정되는 강아지였지만 중성화 수술도 돼 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입질(무는 행동)을 보여 지방자치단체 보호소 내에서도 입양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습니다.
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구조해 입양을 보내는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은 안락사 위기에 놓은 개를 외면할 수 없어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왔습니다. 발견된 장소의 이름을 따 '까치'(2세 추정·수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까치는 입양 보내기 전 임시보호가정에서 생활하게 됐는데요, 임시보호 베테랑 봉사자들도 며칠 만에 까치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쉬지 않고 계속 제자리를 도는 서클링 증세를 보였고, 소유욕이 강해 사람이 음식이나 물건에 손을 대면 입질을 해서입니다. 심한 분리불안으로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해야 했을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단체는 사람을 좋아하고, 활발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의 까치를 포기할 수 없었고, 까치는 올 여름부터 경기 일산시에 있는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데요. 사람과 먹을 것을 좋아한 덕분인지 눈에 띄게 성격이 좋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사람 손길이 닿아도 괜찮아져서 하네스(산책끈) 착용은 물론 미용(털깎이)도 잘 한다고 해요. 김성경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활동가는 "워낙 똑똑하고 호기심이 많아 단시간 내에도 예민했던 성격이 호전되고 사람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다만 분리불안 증세가 있고 또 배워가는 중이라 까치와 시간을 많이 보내주면서 잘못된 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해줄 수 있는 가족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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