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중국·러시아 3개국의 핵 위협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향으로 핵무기 운용 지침을 개정했다. 지침에서 러시아는 급성적 핵 위협 국가로, 중국은 비밀리에 핵무기를 확장하는 국가로, 북한은 핵무기와 운반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다양화하는 국가로 규정됐다.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지만 전략적 안정을 위협하는 국가로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미국 핵 운용 전략을 담은 '491 보고서' 개정판 중 기밀 정보를 제외한 공개본을 전날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존 지침과 달라진 것은 잠재적 적국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증강, 현대화, 다양화로 미국의 억제가 더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평시나 위기, 분쟁 중에 북·중·러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한 핵무기가 아닌 수단으로 이란의 역내 적대행위를 억제하도록 했다. 또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강화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인도·태평양 동맹들과 더 심도 있는 협의와 공조, 연합 기획을 가능하게 하라고도 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계속해서 핵·탄도미사일과 비핵 역량을 확장, 다변화, 개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핵 도전 중 어느 하나만으로도 만만찮지만, 북·중·러와 이란이 협력과 공모를 강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상황을 더 도전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위기나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적들이 함께 적대 행위를 공조하거나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개정된 지침은 미국이 2022년 '핵 태세 보고서'(NPR)에서 밝힌 선언적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NPR에는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의 근본적 역할은 미국과 동맹·협력국에 대한 핵 공격 억제"라고 규정 돼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고 핵 비확산 의무를 준수하는 비핵 국가들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겠다는 문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