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휴학 중인 의대생들이 내년에도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기로 결의했다. 휴학 지속 여부 등 구체적 행동은 추후 결정할 계획이지만 강경 기조로 미뤄 내년 3월 복학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40개 대학 학년별 대표자 등 280명이 참석한 확대전체학생대표자 총회를 열어 시국 문제 규정, 향후 협회 행보, 의대생들 권익 보호, 시국 문제 종결 방식 등 네 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40개 의대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의대협은 각 안건에 대한 표결을 거쳐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의료 개악으로 규정”하면서 “대정부 8대 요구안 관철을 위한 투쟁을 2025학년도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학교별 각 학년 학생들이 외압에 의해 차별받지 않도록 평등 실현을 위해 투쟁하고 투쟁 종결 선언은 전체 회원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의대협의 8대 요구안은 △필수의료 패키지·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의정 동수의 보건의료 거버넌스 구축 △의료 정책 졸속 추진에 대한 조사 및 사과 △의료행위 특수성을 고려한 의료사고 관련 제도 도입 △합리적 수가 체계 △의료전달체계 확립 △수련환경 개선 △휴학 신청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 등이다.
의대협은 “정부가 8대 요구안을 외면하고 사태 해결 책임을 방기해 현 시국은 요구안 발표 때보다 악화됐다”면서 “정부가 독단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의료 시스템과 교육 환경을 파탄시켰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참여 여부는 이날 회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의대협은 16일 대의원 40명이 참여하는 4분기 전체학생대표자총회를 개최해 휴학, 제적 결의, 수업 거부 등 구체적인 투쟁 방식을 논의한 뒤 결정 사항을 발표하기로 했다. 내년에 입학하는 신입생의 투쟁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선택은 자율에 맡긴다”면서도 “의학 교육 현장의 붕괴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를 고려해 선택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