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 평이했다고 평가돼 의과대학 합격선도 일제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방 27개 의대 합격선은 전년보다 3점씩, 서울·경인권 12개 의대는 2점씩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15일 주요 입시학원들은 전날 치러진 수능 가채점 성적(국어·수학·탐구 2과목 원점수 합산 300점 만점 기준)을 토대로 주요 학과 합격선(커트라인) 예측 결과를 내놨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을 지난해보다 2점 오른 294점으로 전망했다. 연세대 의예과(292점)와 고려대 의대(290점), 성균관대 의대(291점)도 각 2점씩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양대·중앙대·경희대·이화여대 의학계열의 예상 커트라인 역시 2점씩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권역별 예상 합격선은 서울권 8개 의대 300점 만점에 285~294점, 경인권 4개 의대 285~291점, 27개 지방 의대 276~289점이다.
인문계열 상위권도 문턱이 높아진다. 경영대 합격선은 서울대가 285점으로 전년보다 1점 상승하고, 고려대·연세대(279점)는 2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권 대학 인문계 최저 합격선은 204점으로 지난해(199점)보다 5점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첨단학과 등 자연계 상위 학과도 줄줄이 합격선이 올라간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273(전년)→276점(올해),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265→269점,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264→268점 등 최대 4점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국어와 수학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인문·자연계 모두 합격선이 올랐다"면서 "사회탐구가 다소 어려워 인문계 합격선 상승폭이 자연계열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쉬운 수능 기조 아래 대학이 활용하는 표준점수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성학원은 의대 정시모집 지원 가능선을 서울대 298점, 연세대 297점, 고려대 292점으로 봤다. 경영대 합격 커트라인은 서울대 287점, 연세대와 고려대 각 279점으로 예측했고, 반도체 관련 학과 합격선은 연세대 278점, 성균관대 274점으로 추정했다. 입시학원들의 추정치는 일부 수험생 집단 가채점 결과에 기반한 데다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비중이 달라 실제 결과와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으로 평가된 국어는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공통과목은 평이했고 선택과목 미적분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 수학의 1등급 커트라인은 소폭 올랐다.
EBS와 주요 학원들이 추정한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을 보면, 국어는 화법과작문 93점 내지 94점, 언어와매체 91점 내지 92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최대 6점, 8점 올랐다. 수학은 확률과통계 92~94점, 미적분 85~87점, 기하 88~94점으로 각각 최대 2점, 3점, 6점 높아졌다.
EBSi 누리집에 공개된 15만1,000여 건(15일 오전 8시 기준) 가채점에서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8점, 수학은 145점으로 추정됐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12점, 수학은 3점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해당 시험이 어려웠다는 뜻인데, 통상 140점을 넘으면 어렵게 체감된다. 입시업체의 분석 결과도 엇비슷했다. 진학사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국어 138점, 수학 144점으로 내다봤다. 메가스터디는 국어 중 화법과작문 135점, 언어와 매체 137점으로, 수학은 확률과 통계 139점, 미적분 145점, 기하 140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국어는 최대 13점, 수학은 미적분이 3점, 확률과통계 및 기하가 2점씩 하락할 것으로 봤다.
평이한 출제로 올해 상위권의 눈치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위권 당락은 수학 선택과목과 탐구영역이 가를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국어와 수학은 전년 대비 만점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의대 합격권은 과학탐구 영역 점수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언어와매체, 미적분 등 이과생이 주로 택하는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더 높아 이과생이 입시에서 유리해지는 현상은 올해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 미적분 난도가 높고 (문과생이 택하는) 확률과통계는 낮아서 올해도 미적분 선택자가 유리한 현상은 여전할 것"이라 했다. 다만 대학별로 탐구영역 가중치가 다른 만큼 이과생의 상위권 대학 문과로의 교차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은 10명 가운데 6명꼴로 올해 수능을 어렵게 체감했다. EBSi의 체감 난이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5,900여 명(오전 10시 기준) 중 '약간 어려웠다'는 응답은 43.2%로 가장 많았다. '매우 어려웠다'는 반응도 19.3%였다. 둘을 합산하면 '어려웠다'가 62.5%다. 그래도 지난해 설문 때 '어려웠다'는 응답률(87.2%)보다는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