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 세계 최대 용량 AI 낸드 설루션 개발

입력
2024.11.13 23:00
현존 최대 용량 122TB...2025년 1분기 공급 시작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세계 최대 용량의 낸드 설루션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큰 용량뿐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전성비(전력효율성)와 공간 효율성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는데 솔리다임은 이 제품을 통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데이터 저장 장치) 시장에서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솔리다임이 개발한 신제품 'D5-P5336'은 쿼드러플레벨셀(QLC·셀당 4비트 저장) 기반의 기업용 eSSD다. 저장 용량은 122테라바이트(TB)로 기존 최고 용량 제품(61.44TB)보다 두 배 많다. 회사 관계자는 "60㎡에 5기가바이트(GB)의 풀HD 영화 2만4,000편 이상을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SD는 낸드를 활용하는 정보 저장 장치다.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이 장점인데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 쓰이는 '기업용(eSSD)', 노트북·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소비자용(cSSD)'으로 나뉜다. 특히 AI 기술 발전으로 방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eSSD가 각광받고 있는데 시장조사업체 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준 세계 eSSD 시장은 삼성전자(43.2%)와 SK하이닉스(31.8%·솔리다임 포함)가 양분하고 있다.

회사는 "신제품 D5-P5336은 세계 최초로 5년 동안 무제한 임의 쓰기(Random Write)가 가능한 내구성을 갖춰 AI 작업에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으로 NAS(Network Attached Storage, 서버 장치)를 구축하면 기존 방식보다 저장 장치 탑재 공간은 4분의 1로 줄고 전력 소비는 최대 84%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고객이 공간 제약이 있는 에지 서버(대형 중앙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것과 유사한 컴퓨팅 기능을 사용자에 가까운 위치에서 수행해주는 서버)를 구축할 때 기존 TLC 기반 30TB SSD 대신 이 제품을 쓰면 4배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력밀도(단위 면적당 전력 소모량)는 3.4배 향상된다.

솔리다임은 고객사와 함께 D5-P5336 인증을 진행 중이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2025년 1분기(1~3월)부터 제품을 공급한다. 솔리다임 그레그 맷슨(Greg Matson) 전략 기획 및 마케팅 담당 선임부사장은 "AI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데이터센터 설계자들은 에너지와 공간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제품은 고객들의 불만을 선제적으로 해결해주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