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활비 삭감에...與 "이재명 수사 보복" 野 "김 여사 무혐의, 늘릴 명분 있나"

입력
2024.11.13 20:00
민주당 주도 주말집회 두고도 공방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등의 검찰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판단한 검찰이 특활비 등을 가질 자격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이라고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3일 대통령비서실과 법무부, 경찰청 등 비경제부처 대상 내년도 예산안 관련 부별심사를 열고, 검찰 특활비 삭감 등을 논의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앞선 8일, 검찰과 감사원의 특활비와 특정업무경비(특경비)를 전액 삭감하는 예산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삭감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정당한 목적 없이 이 대표를 수사해온 것에 대한 보복에 불과하다고 공세를 폈다. 강승규 의원은 정청래 법사위원장 등이 8일 법사위에서 이 대표를 수사했던 성남지청 등 4곳의 특경비 사용을 집중 질의했다며 "이 대표 수사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조승환 의원도 "정부 기능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이야기"라고 호응했다.

정부도 여당 주장을 거들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검사 탄핵을 연속으로 요구하고 있는 연장선에서 보면 그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활비·특경비 삭감으로 "(수사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김 여사 수사 미흡을 지적했다. 안도걸 의원은 법무부가 금융범죄 수사 등을 명목으로 특활비 증액을 요구했다며 "(김 여사) 무혐의 처분 등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특활비를 더 늘려야 할 명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활비·특경비를 삭감해도) 법무부가 굉장히 많은 예산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여야는 민주당 주도 주말 장외집회를 두고 공방을 이어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집회 과정에서 경찰 105명이 다쳤다는 조지호 경찰청장의 말에 "(다친 이들이) 귀중한 가장이자 자녀이자 조카라는 사실을 국민 여러분들께서도 기억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 서지영 의원도 16일이 대학 수시 논술시험이라며 "수많은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향해 집중하는 그 순간, 이 대표의 방탄을 위해서 집회와 시위로 도심을 가득 채우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경찰의 과잉진압을 문제 삼았다. 문금주 의원은 "윤 대통령 퇴진 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과잉 진압에 나섰다는 지적이 있고, 다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국민의 분노가 광장으로 모이는 것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주말 도심 한가운데서 통행이 마비되고, 여러 사람이 부상을 입은 것에는 책임자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강진구 기자
권우석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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