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는 석유와 결별하고자 하는데 여전히 석유로 버는 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알완 허브71 대표의 답이다. 그는 이어서 "아부다비의 지도부는 미래에 대한 투자로 아랍에미리트(UAE) 경제 성장은 물론이고 전 세계 국가들에도 지속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허브71은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지원으로 설립돼 아부다비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현재 허브71 투자 생태계에는 글로벌 60여 개 나라 스타트업 330개 이상이 속해 있다. 허브71은 주로 극초기 스타트업에 시드 머니를 지원한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들이 재투자 받은 돈만 2조6,000억 원, 창출한 수익은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허브71은 주로 '비(非)석유 부문'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한다. 분야별로는 핀테크(26%), 헬스테크(18%), 기후테크(11%), 에듀테크(8%), 모빌리티(6%), 푸드테크(5%)에 투자하고 있다. 알완 대표는 "아부다비에서 금융자유구역(금융프리존)을 운영하니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는 스타트업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또한 수산물, 농산물이 다양하지 않은 아부다비 환경 특성상 푸드테크 기업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브71과 연을 맺은 대표적 한국 스타트업으로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푸드테크 기업 'AD수산'이 있다. AD수산는 척박한 사막 환경에서도 새우를 양식할 수 있도록 바다 생태계를 재현하는 기술력으로 허브71의 선택을 받았다. 알완 대표는 "식량 안보는 정말 중요하다"며 "AD수산은 바른 길을 걷고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아부다비는 경제개발부, 투자진흥청까지 나서 유기적 투자 생태계를 마련하고 있다. 경제개발부와 투자진흥청은 아부다비에 외국 기업이 진출할 때 '맞춤형 경착륙 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기업들의 요구에 맞게 현지에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비자, 세금, 사무실용 부동산 구매, 가족의 현지 생활 지원 등 하나부터 열까지 각 기업의 요구에 따라준다.
에르판 알 하쉬미 경제개발부 수석 프로젝트 매니저는 "글로벌 사회에서 사업하기도, 살기도 좋은 아부다비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덕분에 글로벌 스타트업, 대기업들이 아부다비를 찾으면서 비석유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2분기 기준 아부다비 국내총생산(GDP)의 55.2%가 비석유 부문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아부다비 통계청의 분석이다. 운송, 금융, 건설 부문의 GDP는 2023년 2분기에 비해 올해 2분기에 각각 15.2%, 13.4%, 11.5% 성장했다.
하렙 알 메히리 투자진흥청 성장 부문 총괄 이사는 "아부다비의 변화를 주요 글로벌 국가들에 진출해 있는 아부다비 상공회의소를 통해 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한국도 아부다비에는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투자 방향성만 맞으면 한국 기업도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반겼다. 그러면서 "아부다비는 중동의 관문"이라며 "아부다비를 통해 더 넓은 중동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