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자동 신고 덕?" 보험금 노린 외제차 고의 사고, 이렇게 발각됐다

입력
2024.11.12 20:00
사고 후 차량 119 자동신고 장치 작동
운전자들 예상 밖 경찰 출동에 당황
보험금 타내려 사전 모의 등 드러나

최근 한밤중에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발생한 외제차 2대의 추돌사고가 보험금을 노린 고의 사고로 드러났다. 외제차의 119 자동 신고장치 덕분에 해당 사고를 인지한 경찰은 당시 운전자들이 경찰을 보고 당황한 모습 등을 의심해 수사한 끝에 보험금을 타기 위해 범행을 사전에 모의한 사실 등을 밝혀냈다.

경찰청은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보험금 노린 외제차. 교통사고? 완벽할 줄 알았는데'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최근 경기 포천에서 일어난 외제차 2대의 추돌사고였다. 영상을 보면 2차로에서 진로 변경을 하려는 외제차 한 대가 뒤에서 오던 다른 외제차에 추돌당한다. 사고가 발생하자 곧이어 차량에 설치된 119 자동 신고 시스템이 작동했고 사고를 접수한 경찰과 소방은 현장에 출동했다.


영상에 따르면 두 운전자는 사고 현장에서 매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안 다쳤으니 저희가 알아서 하겠다. 사건을 접수하지 않고 보험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하며 경찰을 돌려보내려 했다. 경찰은 이를 수상히 여겼다. 새벽 시간대에 사고가 난 점, 교통사고를 보험 처리만으로 끝내려 하는 운전자들 태도에 보험 사기 가능성을 의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두 운전자가 고의로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사전에 범행을 준비하고 모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사고 지점과 주거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두 운전자가 미리 범행을 준비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CCTV 영상엔 이들이 사고 발생 30분 전쯤 사고 지점 인근에 차를 세우고 대화하는 등 사전 모의를 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은 이들을 보험사기 특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영상에서 경찰은 "예상 피해 금액은 약 8,300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윤현종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